태아의 권리능력, 태아의 손해배상청구권, 태아의 상속능력

태아는 권리능력이 있는가? 태아에게 불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이 있는가? 태아에게 상속능력이 있는가?

사람은 출생한 때부터 권리능력을 가진다는 민법의 규정을 관철한다면 출생 전의 태아는 어떠한 권리능력도 갖지 못하는 것인가? 예컨대 아버지가 사망한 지 몇 시간 후에 출생한 사람은 상속권이 없는 것인가? 태아로 있는 동안에 아버지가 불법행위로 사망하었을 경우 출생 후에 손해배상청구권이 없는 것인가?

민법 제3조와 관련하여 태아의 권리능력을 인정할 것인지 여부, 인정한다면 어느 범위까지 인정할 것인가 문제가 된다.

태아의 권리능력. 태아의 손해배상청구권. 태아의 상속능력

 

[법률 조문]

  • 민법 제3조(권리능력의 존속기간) 사람은 생존한 동안 권리와 의무의 주체가 된다.
  • 민법 제762조(손해배상청구권에 있어서의 태아의 지위) 태아는 손해배상의 청구권에 관하여는 이미 출생한 것으로 본다.
  • 민법 제1000조(상속의 순위) ③태아는 상속순위에 관하여는 이미 출생한 것으로 본다.
  • 민법 제858조(포태 중인 자의 인지) 부는 포태 중에 있는 자에 대하여도 이를 인지할 수 있다.

 

1. 태아의 권리능력에 관한 입법주의

출생의 완료로써 권리능력을 인정하는 것은 그 증명이 쉽다는 관점에서 그렇게 하고 있는 것이며, 태아는 출생의 완료까지는 보호할 가치가 없다고 해서 그런 것은 아니다.

(1) 일반적 보호주의

일반적 보호주의는 태아의 이익을 위하여 모든 법률관계에 있어서 일반적으로 이미 출생한 것으로 보는 주의이며, 이는 로마법의 원칙이었고, 스위스 민법에서 이 주의를 따르고 있다.

일반적 보호주의는 태아의 이익을 넓게 보호하는 점에서는 장점이 있으나 구체적인 경우에 과연 어떤 범위에서 출생한 것으로 볼 것이냐에 대해서는 어려운 해석의 문제를 남긴다는 단점이 있다.

(2) 개별적 보호주의

개별적 보호주의는 중요한 법률관계에 관하여서만 개별적으로 출생한 것으로 보는 주의이며, 독일민법, 프랑스민법, 일본민법, 우리 민법이 이 주의를 따르고 있다.

개별주의는 적용범위가 명확하여 의문의 여지가 없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으나, 태아의 이익보호가 한정적인 범위내에서만 인정된다는 단점이 있다.

 

2. 태아의 권리능력을 정하는 민법의 규정

(1) 태아의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청구

민법 제762조에서는 [태아는 손해배상의 청구권에 관하여는 이미 출생한 것으로 본다.] 본 조는 태아 자신이 불법행위에 의한 피해자가 되는 경우에 관한 것이다. 즉, 아버지의 생명침해로 인한 아버지의 재산상 · 정신상 손해배상청구권에 관하여는 태아의 상속능력의 문제로 다루어진다.

따라서 본조는 ① 직계존속의 생명침해에 대하여 태아 자신이 위자료를 청구하는 경우(752조), ② 태아 자신이 입은 불법행위에 대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750조)에 적용된다.

(2) 태아의 재산상속능력

민법 제1000조3항에서는 [태아는 상속순위에 관하여는 이미 출생한 것으로 본다.] 본조에서는 상속에서의 태아의 권리능력을 인정하고 있다. 태아의 재산상속과 관련하여서는 태아에게 대습상속과 유류분권도 인정되는가 하는 점이다. 다수의 견해는 이들 제도가 상속과 관련하여 발생하는 점에서 당연히 긍정하고 있다.

(3) 태아의 유증능력

유증에 관해서는 상속에서의 태아의 권리능력에 관한 규정을 준용한다. 유증은 유언으로 재산을 타인에게 무상으로 주는 단독행위이며, 계약인 증여와는 다르다. 유증은 유언자가 사망한 때로부터 그 효력이 생기는 것이므로, 유증자의 사망시까지 포태되어 있으면 되고 유언할 때에 포태되어 있을 필요는 없다.

태아는 사인증여에 관해서도 권리능력이 인정되는지 문제가 된다. 사인증여는 증여자의 사망으로 효력이 생기는 증여이고, 수증자의 승낙을 필요로 하는 계약이라는 점에서 단독행위인 유증과 다르다.

그러나 증여자의 사망으로 그 효력이 생기는 것이어서 실제로는 상속재산에서 출연된다는 점에서 유증과 유사한 면이 있다. 다수의 견해는 유증에서 태아의 권리능력이 인정되고, 사인증여에 관해서는 유증에 관한 규정을 준용하고 있으므로, 사인증여의 경우에도 민법 제562조에 따라 태아의 권리능력을 인정할 수 있다고 한다.

(4) 태아에 대한 인지

민법 제 858조에서는 [부는 포태중에 있는 자에 대하여도 이를 인지할 수 있다.] 인지란 혼인외의 자에 대해 생부 또는 생모가 자기의 자로서 승인하여 법률상 친자관계를 생기게 하는 단독행위이다. 이와 관련하여 부는 태아를 인지할 수 있지만, 태아에게는 인지청구권이 인정되지 않는다.

 

3. 태아의 법적지위

태아는 법에 규정한 일정한 경우에 한해서는 출생한 것으로 보아 권리능력을 인정한다. 그런데 태아가 이미 “출생한 것으로 본다”는 의미에 관해서는 견해의 대립이 있다. 태아의 이익을 보호할 것인가 아니면 제3자의 보호에 중점을 둘 것인가에 따라서 태아의 법적 지위를 구성하는 것이 다르게 된다.

(1) 정지조건설

정지조건설은 태아로 있는 동안에는 권리능력을 인정받지 못하나, 살아서 출생한 때에는 그 권리능력 취득의 효과가 문제의 사실이 발생한 시기까지 소급해서 생긴다고 보는 견해이다.

즉, 출생시기가 과거의 일정시기에 소급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태아로 있는 동안에는 권리능력이 없기 때문에 법정대리인을 인정할 수 없고, 따라서 태아가 취득할 재산을 태아인 동안에 보존 · 관리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2) 해제조건설

해제조건설은 법률의 규정에 의해 태아의 권리능력이 인정되는 범위안에서 제한된 권리능력을 가지며, 다만 사산인 경우에는 과거의 문제의 사건시에 소급하여 권리능력이 잃는다고 보는 견해이다.

태아가 사산되는 경우는 극히 예외적이며 입법취지상으로도 태아의 이익을 보호하여야 한다는 점에서 해제조건으로 보아야 한다고 한다. 해제조건설에 따르면, 태아인 중에도 법정대리인을 인정할 있어서 태아의 보호를 보호할 수 있다.

(3) 정지조건설과 해제조건설의 구체적인 차이점

할아버지, 아버지, 어머니, 태아가 있는데, 아버지가 사망하였다고 가정할 경우 재산상속인은 견해에 따라 달라진다.

1) 정지조건설 견해에 따를 경우

할아버지와 어머니가 공동상속을 하고, 태아가 출생한 경우에는 태아는 할아버지의 상속분에 대한 반환청구를 할 수 있다. 그러나 할아버지가 태아가 출생하기 전에 상속받은 재산을 소비한 경우에는 태아의 상속분에 대해 손실을 볼 염려가 있다. 그러나 태아가 사산된 경우에는 할아버지와 어머니의 상속은 유효하게 확정하게 된다.

2) 해제조건설 견해에 따를 경우

어머니와 태아가 공동상속을 하고, 태아가 출생한 경우에는 그대로 상속이 확정된다. 그러나 태아가 사산된 경우에는 할아버지가 상속회복을 받고 그 밖에 태아의 출생을 전제로 한 것, 즉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 · 유증 · 인지 · 제3자와의 거래행위 등은 모두 무효가 된다.

(4) 판례

판례는 정지조건설을 취한다. 즉 [특정한 권리에 있어 태아가 권리를 취득한다고 하더라도, 현행법상 이를 대행할 기관리 없어 태아로 있는 동안은 권리능력을 취득할 수 없고, 따라서 살아서 출생한 때에 출생시기가 문제의 사건의 시기까지 소급하여 그 때에 태아가 출생한 것과 같이 법률상 보아야 하는 것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고 판시하고 있다.

 

4. 태아의 권리능력에 관한 판례

      대법원 1976. 9. 14. 선고 76다1365 판결[손해배상]

사람은 생존하는 동안이라야 권리의무의 주체가 되나니 어머니 뱃속에 있는 태아는 권리능력이 있을 수 없다. 그러나 태아를 보호할 필요가 있음을 숨길 수 없어 실정법에 있어서는 보호의 규정을 두고 있다.

(일반적 보호주의와 개별주의)우리 민법도 특정한 중요관계에서만 보호하고 있는 터로서( 민법762조 같은 것이 그런것이다) 민법 762조 는 태아는 손해배상의 청구권에 관하여는 이미 출생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특정한 권리에 있어서 태아가 이미 태어난 것으로 본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나 설사 태아가 권리를 취득한다 더라도 현행법상 이를 대행할 기관이 없으니 태아로 있는 동안은 권리능력을 취득할 수 없으니

살아서 출생한 때에 출생시기가 문제의 사건의 시기까지 소급하여 그 때에 태아가 출생한 것과 같이 법률상 보아준다고 해석하여야 상당하므로( 1949.4.9선고 4281민상197당원 판결 참조, 법정정지조건설, 인격소급설)

원심이 이와같은 취지에서 원고의 처 (이름생략)가 사고로 사망할 당시 임신 8개월된 태아가 있었음과 그가 모체와 같이 사망하여 출생의 기회를 못가진 사실을 인정하고 살아서 태어나지 않은 이상 배상청구권을 논할 여지없다는 취의로 판단하여 이 청구를 배척한 조치는 정당하다.

또 설사 태아를 위한 법률관계의 보존을 위한 목적에서 태아중에도 출생한 것으로 인정되는 범위에서 제한적 권리능력을 주고 따라서 법정대리인에 의한 권리보전수단을 쓸 수 있으며 살아서 태어나지 않을 때엔 그 권리능력이 소급적으로 소멸한다고 보는 견해(법정해제조건설, 제한적인격설)에 따른다고 하더라도 태아가 사산과 같은 경우인 본건에 있어서는 결론은 달라지지 아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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