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의 불법행위, 대표권의 남용

민법 제35조에서는 법인의 불법행위의 성립요건과 그 효과를 정하고, 법인의 목적범위 외의 행위로 법인의 불법행위가 성립하지 않는 경우에 그 사항의 의결 등에 관여한 이사 등이 연대하여 배상책임을 지는 것으로 정하고 있다. 법인의 불법행위를 정한 민법 제35조 1항에 대해서는, 법인실재설에 입각하여 규정한 것으로 보는 것이 통설적인 견해이다.

 

법인의 불법행위

 

[법률조문]

  • 민법 제35조(법인의 불법행위능력) ①법인은 이사 기타 대표자가 그 직무에 관하여 타인에게 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이사 기타 대표자는 이로 인하여 자기의 손해배상책임을 면하지 못한다. ②법인의 목적범위외의 행위로 인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는 그 사항의 의결에 찬성하거나 그 의결을 집행한 사원, 이사 및 기타 대표자가 연대하여 배상하여야 한다.
  • 민법 제750조(불법행위의 내용)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 민법 제756조(사용자의 배상책임) ①타인을 사용하여 어느 사무에 종사하게 한 자는 피용자가 그 사무집행에 관하여 제삼자에게 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그러나 사용자가 피용자의 선임 및 그 사무감독에 상당한 주의를 한 때 또는 상당한 주의를 하여도 손해가 있을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②사용자에 갈음하여 그 사무를 감독하는 자도 전항의 책임이 있다. ③전2항의 경우에 사용자 또는 감독자는 피용자에 대하여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

 

1. 법인의 불법행위 적용범위

(1) 민법 제750조와의 관계

민법 제750조는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정하고 있다. 그러나 ‘법인의 불법행위’에 관해서는 제35조 1항에서 따로 그 요건을 규정하는 점에서, 제75조에 대한 특칙을 이룬다고 볼 수 있다.

 

(2) 민법 제756조와의 관계

법인의 대표기관은 내부적으로 법인의 피용자의 지위에 있기 때문에, 법인의 불법행위가 성립하는 경우에 법인이 사용자의 지위에서 사용자책임도 지는지, 제35조 1항과 제756조가 경합하는지 문제가 된다.

그런데 제35조 1항은 법인 자체의 책임인데 반해, 제756조는 타인의 행위에 대한 책임이라는 점에서 책임구조를 달리하므로 법인의 불법행위책임이 성립하는 경우에는 사용자책임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이 통설이다. 다만 법인의 대표기관이 아닌 피용자의 사무집행과 관련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는 제756조가 적용될 수 있다.

 

2. 법인의 불법행위 성립요건

(1) 대표기관의 행위

법인이 불법행위책임을 지는 것은 “이사 기타 대표자”의 불법행위에 대하여서 이다. 법인의 대표기관에는 이사 이외에 임시이사, 특별대리인, 청산인이 있다. 따라서 대표기관이 아닌 기관, 예컨대 사원총회나 감사의 행위에 의해서는 법인의 불법행위가 성립하지 않는다.

한편 이사는 특정의 법률행위를 대리하는 법인의 대리인을 선임할 수 있으나, 이를 대리인은 법인의 대표기관이 아니며, 이들의 불법행위에 대하여는 법인의 사용자로서 배상책임을 질 수는 있어도 법인 자체의 불법행위는 성립하지 않는다.

 

(2) 직무에 관한 행위

1) 직무관련성

대표기관은 그가 담당하는 직무행위의 범위 내에서만 법인을 대표하므로, 대표기관이 직무에 관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행위만이 법인의 불법행위로 된다. 판례는 행위의 외형을 기준으로 직무관련성 여부를 판단한다.

 

2) 대표권의 남용

① 법인의 대표기관이 그 직무와 관련하여 한 행위는 설사 그것이 법인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위해 한 경우, 소위 대표권을 남용한 경우에도 법인의 행위로 된다. 즉, 민법 제35조를 유추적용하여 법인의 불법행위책임을 인정한다.

그러나 대표권의 남용행위는 법인에 대하여는 무효이고, 무권대리로서 표현대리의 규정(제126조)를 적용하자는 견해도 있다. 판례는 “행위의 외형상 법인의 대표자의 직무행위라고 인정할 수 있는 것이라면 설사 그것이 대표자 개인의 사리를 도모하기 위한 것이었다 하더라도 직무에 관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한다(대판 1969.8.26., 68다2320).

② 대표기관이 대표권을 남용한 경우에, 상대방이 ‘그 사실을 알거나 알 수 있는 때’에도 법인에게 그 효과를 물을 수 있는가? 판례는 제107조 1항 단서를 유추적용하여, 상대방이 그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에는 법인에 대하여 무효가 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대판 1988.8.9., 86다카1858).

 

(3) 대표기관의 불법행위

제35조 1항 제2문은 법인의 불법행위가 성립하는 경우에 대표기관 자신의 불법행위도 성립하는 것으로 정하고 있다. 이것은 대표기관 자신의 불법행위가 성립하는 것을 전제로 하여 법인의 불법행위가 성립한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따라서 대표기관 자신에게 불법행위의 요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즉 대표기관 개인에게 책임능력이 있어야 하고, 고의 또는 과실이 있어야 하며, 가행행위가 위법하여야 하고, 피해자가 손해를 입어야 한다.

 

3. 법인의 불법행위 효과

(1) 법인의 책임

법인의 불법행위의 요건이 성립하면, 법인은 피해자에게 그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

 

(2) 대표기관 자신의 책임

1) 법인의 불법행위가 성립하는 경우

법인의 불법행위가 성립하는 경우에도, 대표기관은 그 자신의 손해배상책임을 면하지 못한다. 따라서 피해자는 법인과 대표기관 개인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고, 이 양자의 채무는 ‘부진정연대채무’로 해석된다. 다만 법인이 피해자에게 손해를 배상한 때에는, 법인은 대표기관 개인에게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 대표기관은 법인에 대한 내부관계에서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써 그 직무를 수행하여야 할 의무를 지는데, 이 의무의 위반으로 법인에게 손해를 준 데 따른 효과이다.

 

2) 법인의 불법행위가 성립하지 않는 경우

대표기관이 목적범위 외의 행위로 인하여 타인에게 손래를 가한 때에는 법인의 불법행위는 성립하지 않는다. 이 때에는 대표기관 자신만이 제750조에 의해 불법행위책임을 질 것이지만, 민법은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그 사항의 의결에 찬성하거나 또는 그 의결을 집행한 사원 · 이사 기타 대표자가 공동불법행위의 성립 여부를 묻지 않고서 언제나 연대하여 배상책임을 지는 것으로 하는 특칙을 규정한다.

 

4. 법인의 불법행위에 관한 판례

(1) 대법원 2003. 7. 25. 선고 2002다27088 판결

      [소유권이전등기]

[1] 주택조합과 같은 비법인사단의 대표자가 직무에 관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 그 사단은 민법 제35조 제1항 의 유추적용에 의하여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으며, 비법인사단의 대표자의 행위가 대표자 개인의 사리를 도모하기 위한 것이었거나 혹은 법령의 규정에 위배된 것이었다 하더라도 외관상, 객관적으로 직무에 관한 행위라고 인정할 수 있는 것이라면 민법 제35조 제1항 의 직무에 관한 행위에 해당한다.

[2] 비법인사단의 경우 대표자의 행위가 직무에 관한 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함을 피해자 자신이 알았거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알지 못한 경우에는 비법인사단에게 손해배상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할 것이고, 여기서 중대한 과실이라 함은 거래의 상대방이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더라면 대표자의 행위가 그 직무권한 내에서 적법하게 행하여진 것이 아니라는 사정을 알 수 있었음에도 만연히 이를 직무권한 내의 행위라고 믿음으로써 일반인에게 요구되는 주의의무에 현저히 위반하는 것으로 거의 고의에 가까운 정도의 주의를 결여하고, 공평의 관점에서 상대방을 구태여 보호할 필요가 없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상태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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