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습법과 사실인 관습 그리고 민법상 관습법으로 인정되는 것

관습법은 사회의 거듭된 관행으로 생성한 사회 생활 규범이 사회의 법적 확신과 인식에 의하여 법적 규범으로 승인·강행되기에 이른 것을 말합니다. 사실인 관습은 사회의 관행에 의하여 발생한 사회 생활 규범인 점에서 관습법과 같으나 사회의 법적 확신이나 인식에 의하여 법적 규범으로서 승인된 정도에 이르지 않은 것을 말합니다.

 

관습법과 사실인 관습

 

1. 법률 규정

  • 제1조(법원) 민사에 관하여 법률에 규정이 없으면 관습법에 의하고 관습법이 없으면 조리에 의한다.
  • 제106조(사실인 관습) 법령 중의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관계없는 규정과 다른 관습이 있는 경우에 당사자의 의사가 명확하지 아니한 때에는 그 관습에 의한다.
  • 제185조(물권의 종류) 물권은 법률 또는 관습법에 의하는 외에는 임의로 창설하지 못한다.

 

2. 관습법의 성립 요건

(1) 관습법이 성립하려면 관행이 존재하고 있어야 합니다.

관행(慣行)이란 어떤 사항에 관하여 사회구성원들 사이에서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반복적인 행위가 행하여지고, 그 사항에 관하여는 일반적으로 같은 행위가 행하여진다고 인정되는 상태입니다. 말하자면 일종의 사회규범으로 인정되는 상태입니다.

(2) 관행이 법규범이라고 일반인에 의하여 인식될 정도로 법적 확신에 이르러야 합니다.

즉, 법적 확신 또는 법적 인식을 가지게 되어야 합니다. 이 점에서 관습과 관습법은 구별됩니다.

이러한 관습법은 사회에 있어서 가장 직접적이고 또한 근원적인 법의 발현형식입니다. 사회생활은 끊임없이 변화하기 때문에 그 변화에 따라 새로운 사회규범이 생기고 거기에서 관습법이 성립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이유로 아무리 성문의 법률을 완비하더라도 관습법의 생성을 막지는 못하는 것입니다.

 

3. 관습법의 성립 시기

관습법이 성립하려면 관행이 존재하고, 법적 확신이 있어야 하는데, 어느 시기에 이들 요건을 갖추었다고 볼 수 있느냐, 즉 관습법이 성립되었다고 볼 수 있느냐에 대한 문제입니다.

현대에서 법을 제정하고 집행하는 것은 종국적으로는 국가이기 때문에 국가가 명시적으로 또는 묵시적으로 관습적인 규범을 법으로써 효력을 인정하여야만 법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관습법의 성립 시기는 국가가 법원에서 판결로 관습법의 존재를 인정하는 때입니다. 즉, 사회에서 행하여지는 관행이 국가에 의해서 법적 확신을 얻어서 관습법으로 인정되는 것입니다.

 

4. 관습법의 적용과 효력

(1) 민법 제1조에서는 관습법의 법원성(法源性)을 명문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관습법이 있는 경우 법원(法院)은 당연히 이를 다른 법원(法源)과의 우열의 순위에 따라서 적용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소송당사자는 관습법을 주장하거나 또는 그 존재를 입증할 필요는 없는 것입니다.

(2) 관습법의 보충적 효력

관습법을 법원(法源)으로서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이에 대하여 기존의 성문법을 개폐하는 효력을 인정할 것인가 또는 단순히 성문법이 없는 부분에 관하여 이를 보충하는 효력을 인정하는 데 그치느냐는 법철학상의 중요한 문제로서, 그 시대의 법사상에 의하여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관습법의 법원성을 인정하지만 그 효력에 관하여는 성문법에 대한 보충적 효력을 인정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5. 민법상 관습법으로 인정되는 것

(1) 명인방법

수목의 집단이나 미분리 과실을 토지와 별도로 거래하고자 할 때 그 공시방법으로 명인방법이 있습니다. 수목에 소유자의 이름을 써두거나 경계에 따라 일정한 간격을 두고 소유자의 이름을 써서 부착하는 등 명인방법은 소유권을 외부에서 인식할 수 있는 방법이어야 합니다.

(2) 관습법상의 법정지상권

토지와 건물이 동일한 소유자에게 속하였다가 매매 기타의 원인으로 그 소유권이 각각 다르게 된 경우에, 그 건물을 철거하기로 하는 합의가 없는 때에는, 건물소유자는 토지소유자에 대하여 그 건물을 위한 관습법상의 지상권을 취득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요건에 해당한 법정지상권은 관습법상 당연히 성립되므로 등기를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또한 그 효력은 건물 이용에 필요한 적당한 범위에 미치고 지료는 당사자간의 합의에 따라 정해지며 존속기간은 기간의 약정이 없는 경우에 해당합니다.

(3) 분묘기지권

타인의 토지에 분묘를 설치한 자는 일정한 경우에 그 분묘기지에 대하여 지상권과 유사한 분묘기지권을 취득합니다. 분묘기지권의 취득은 토지 소유자에게 승낙받거나, 자기 소유 토지에 분묘 설치 후 별도 특약 없이 타인에게 양도하는 경우, 타인 소유의 토지 위에 그 소유자 승낙 없이 분묘를 설치한 자가 20년간 평온·공연하게 그 분묘의 기지를 점유한 때에는 그 토지 위에 지상권과 유사한 물권인 분묘기지권을 취득한다고 하였습니다.

 

6. 관습법과 구별되는 관습

(1) 사실인 관습

민법 제106조는 임의규정과 다른 관습이 있는 경우에, 당사자의 의사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에는 그 관습을 법륧행위의 해석에 관한 표준으로 삼고 있습니다. 즉 법률행위의 해석에 관한 한 임의법규를 변경하는 효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적 자치가 인정되는 범위에서는 사실인 관습과 관습법과의 구별에 대한 실익이 없는 것입니다.

(2) 관습

민법에서 정한 규정과 다른 관습이 있는 경우에 그 관습에 의하도록 규정한 것들이 있습니다. 제224조(관습에 의한 비용부담), 제229조 3항(수류의 변경), 제234조(용수권에 관한 다른 관습) 제237조(경계표, 담의 설치권), 제242조(경계선부근의 건축), 제302조(특수지역권),제532조(의사실현에 의한 계약성립), 제568조(매매의 효력), 제656조(보수액과 그 지급시기) 등에 관습에 의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규정들입니다.

 

7. 관습법과 관련된 대법원 판례

(대법원 1983.6.14. 선고 80다3231 판결, 분묘이장)

가. 민법 제996조의 규정은 호주 아닌 가족의 사망의 경우에는 그 적용이 없고, 호주라고 하여 그 가족이 사망하였을 경우에 그 가족의 제사상속인으로서 분묘 등에 관하여 당연히 그 권리가 귀속된다고 할 근거도 없다.

나. 관습법이란 사회의 거듭된 관행으로 생성한 사회생활규범이 사회의 법적 확신과 인식에 의하여 법적 규범으로 승인·강행되기에 이르른 것을 말하고, 사실인 관습은 사회의 관행에 의하여 발생한 사회생활규범인 점에서 관습법과 같으나 사회의 법적 확신이나 인식에 의하여 법적 규범으로서 승인된 정도에 이르지 않은 것을 말하는 바, 관습법은 바로 법원으로서 법령과 같은 효력을 갖는 관습으로서 법령에 저촉되지 않는 한 법칙으로서의 효력이 있는 것이며, 이에 반하여 사실인 관습은 법령으로서의 효력이 없는 단순한 관행으로서 법률행위의 당사자의 의사를 보충함에 그치는 것이다.

다. 법령과 같은 효력을 갖는 관습법은 당사자의 주장 입증을 기다림이 없이 법원이 직권으로 이를 확정하여야 하고 사실인 관습은 그 존재를 당사자가 주장 입증하여야 하나, 관습은 그 존부자체도 명확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 관습이 사회의 법적 확신이나 법적 인식에 의하여 법적 규범으로까지 승인되었는지의 여부를 가리기는 더욱 어려운 일이므로, 법원이 이를 알 수 없는 경우 결국은 당사자가 이를 주장 입증할 필요가 있다.

라. 사실인 관습은 사적 자치가 인정되는 분야 즉 그 분야의 제정법이 주로 임의규정일 경우에는 법률행위의 해석기준으로서 또는 의사를 보충하는 기능으로서 이를 재판의 자료로 할 수 있을 것이나 이 이외의 즉 그 분야의 제정법이 주로 강행규정일 경우에는 그 강행규정 자체에 결함이 있거나 강행규정 스스로가 관습에 따르도록 위임한 경우등 이외에는 법적 효력을 부여할 수 없다.

마. 가족의례준칙 제13조의 규정과 배치되는 관습법의 효력을 인정하는 것은 관습법의 제정법에 대한 열후적, 보충적 성격에 비추어 민법 제1조의 취지에 어긋나는 것이다.

바. 가족의례준칙 제13조의 규정과 배치되는 사실인 관습의 효력을 인정하려면 그와 같은 관습을 인정할 수 있는 당사자의 주장과 입증이 있어야 할 뿐만 아니라 이 관습이 사적 자치가 인정되는 임의규정에 관한 것인지 여부를 심리판단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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